경찰이 음주운전 단속에 사용하는 측정기의 성능이 제품별로 달라 측정 결과도 들쑥날쑥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이채익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음주운전 단속 시 사용하는 음주측정기 3종을 제출받아 성능을 실험한 결과,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가 기계마다 최대 0.018%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단속 당시 경찰이 어떤 제품을 갖고 측정하느냐가 음주 여부 판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실험은 소주 1병을 마신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30분마다 총 4차례 걸쳐 음주측정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술을 마신 직후 1차로 측정한 혈중알코올농도는 A사 제품이 0.044%, B사 0.046%, C사 0.040%로 최대 0.06%(기사 오류 0.006%)까지 차이가 났다.
이로부터 30분 뒤 재측정한 결과 A사 0.049%, B사 0.048%로 직전보다 각각 0.005%, 0.002%씩 증가했지만, C사는 0.031%로 오히려 0.009%가 감소했다. A사와 C사의 측정 결과는 0.018%의 차이를 보였다.
첫 측정으로부터 한 시간이 지난 뒤 A사와 B사는 0.049%, C사는 0.042%를 기록했으며, 1시간30분 후 측정한 결과 각각 0.044%, 0.047%, 0.041%를 나타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음주측정기의 성능 역시 기계마다 천차만별이었다. 앞선 실험과 동일한 조건에서 시중 음주측정기의 성능을 확인한 결과, 대개 경찰 음주측정기보다 혈중알코올농도가 높게 나타났지만 일부 기계에서는 아예 혈중알코올농도가 측정되지 않거나, 30분 만에 0.285%로 급증한 경우도 있었다.
이 의원은 “경찰이 어떤 음주측정기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음주운전 단속 여부가 바뀔 수도 있다”며 “경찰은 측정기의 정확도를 더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출처. 세계일보